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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눈
바람이 돌림노래로 돌아다니는
회색 건물 사이
소금기 빠진 명태 네 마리 걸려있다
그 놈 참 실하네
3층에 사는 철학관 김씨가
꾸덕해진 햇빛도 데리고 올라간다
얼마 남지 않은 긴 꼬리의 석양이
검은 바다를 건져 올리고
그 바다에서
몸속 얼음을 녹이느라
명태는 차렷 자세가 힘들다
8개의 눈동자는 8개의
눈사람을 만들고
눈사람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하얀 숫눈길이다
밤새 눈길을 헤매던
하얀 웃음을
사람들은 조금씩 조금씩
바다로 밀어 보낸다
두레밥상 위
바다가 끓어 넘치고
명태는 온 몸 풀어
사랑하라 사랑하라
출렁이며 돛을 올린다
시인의 말
무심천변에 살면서
물결 속에 깃던 시어를 잡았다
월척은 놓치고
잔가시 물고기만 한 바구니다
시의 누옥에 가마솥 걸고 불 지필 참이다
번개가
불 좀 빌려주었으면 좋겠다
서용례
충북 음성 출생
한국방송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9년 문학저널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청주문인협회
충북시인협회, 여백문학회 회원
<시집>
초원의 여자(2014) / 고양이의 말(2019)
대한민국 불후명작문학상 수상
주변 지인들께서 문학활동 하시는 분들이 많다.
작가 친필 사인을 받는게 신기할 때도 있었는데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 함께 공부하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진짜 훌륭한 시인이 되셨다.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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