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의 눈 바람이 돌림노래로 돌아다니는 회색 건물 사이 소금기 빠진 명태 네 마리 걸려있다 그 놈 참 실하네 3층에 사는 철학관 김씨가 꾸덕해진 햇빛도 데리고 올라간다 얼마 남지 않은 긴 꼬리의 석양이 검은 바다를 건져 올리고 그 바다에서 몸속 얼음을 녹이느라 명태는 차렷 자세가 힘들다 8개의 눈동자는 8개의 눈사람을 만들고 눈사람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하얀 숫눈길이다 밤새 눈길을 헤매던 하얀 웃음을 사람들은 조금씩 조금씩 바다로 밀어 보낸다 두레밥상 위 바다가 끓어 넘치고 명태는 온 몸 풀어 사랑하라 사랑하라 출렁이며 돛을 올린다 시인의 말 무심천변에 살면서 물결 속에 깃던 시어를 잡았다 월척은 놓치고 잔가시 물고기만 한 바구니다 시의 누옥에 가마솥 걸고 불 지필 참이다 번개가 불 좀 빌려주었으면 좋..